통영에는 청마거리가 있습니다. 청마거리는 유치환 시인의 호를 따라 지은 거리이름입니다. 통영중앙동우체국이 있는 거리가 청마거리로, 중앙도로 입구에는 청마 유치환상이 있고 유치환시인의 '향수'라는 시비가 놓여져 있습니다.
청마거리는 문화마당에서 중앙로 쪽으로 5분여 거리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DSC04118 청마거리(왼쪽)와 중앙로 거리(오른쪽)
중앙로와 청마거리 사이에는 청마유치환상이 있습니다. 좋은 공간에 소공원식으로 꾸몄는데 잠시 쉬어 갈 수 있도록 의자가 두개 놓여있습니다.
여기서 좌측골목으로 들어서면 왼쪽에 우체국 건물이 바로 보입니다.
통영중앙동우체국 앞에는 빨간 우체통과 돌로 만든 책자 모양의 시비가 놓여 있는데 거기에는 '행복'이란 시가 적혀있습니다.
청마 유치환은 통영우체국 건너편에 살면서 편지를 통해 이룰 수 없는 순수한 사랑을 했다고 하는데 '행복'이란 시를 통해서 사랑에 대한 그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청마 유치환은 통영여자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알게 된 시조시인이자 동료교사였던 정운 이영도를 짝사랑하였습니다.
정운은 일찍이 결혼했으나 21세의 젊은 나이에 남편과 사별하고 당시 딸하나를 기르고 있었는데, 청마는 1947년부터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정운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러기를 3년, 마침내 이영도의 마음을 움직여 이들의 플라토닉한 사랑은 시작됐으나 청마가 기혼자여서 이들의 만남은 거북하고 안따깝기만 했습니다.
청마는 1967년 2월 교통사고로 사망할 때 까지 편지를 계속 보냈고 이영도는 그편지를 꼬박 꼬박 보관해 두었습니다.
그러나 6.25 전쟁 이전 것은 전쟁 때 불타버리고 청마가 사망했을때 남은 편지는 5,000여통이었습니다.
유치환의 행복은 그가 통영 우체국 길 건너편에 살면서 정운에게 엽서를 보낼때 마음을 그렸던 것이 아닐까요...?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로 시작해서 '설령 이것이 이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 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로 끝나는 대목은
한사람을 향한 순수한 사랑이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할 수 있는지를 가슴 절절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 내용을 다시 음미하면서 아래 배경사진에 올라오는 '행복'이란 시문구를 천천히 읽어보세요. 애절한 사랑을 느낄수 있을겁니다. 배경음악이 있으면 좋겠는데 저작권문제 때문에 음악은 싣지 못했습니다.
- 드래곤의 사진속 세상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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