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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경주여행] 엎어져 있지만 콧날이 멋진 '열암곡 마애불'

by 드래곤포토 2013.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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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어져 있지만 콧날이 멋진 '열암곡 마애불'

가는날이 장날이라 다소 추위가 풀릴줄 알았던 날씨가 경주로 취재가는 날 매서운 추위로 변했습니다. 남쪽이니까 서울보다는 다뜻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서울을 출발했습니다만 경주에 도착해보니 남쪽이라도 겨울은 겨울이었습니다. 날씨는 추웠지만 계획대로 경주에 도착하여 제일 먼저 찾아 간 곳이 열암곡 마애불을 찾았습니다.

IMG_9543 남산 열암곡 마애불 입구(새갓골 주차장)

열암곡에 오르기위해서는 경주 남산 최남단에 있는 새갓골 주차장에서 부터 시작합니다. 열암곡은 이름모를 옛 절터가 남아있어 편의상 제3사지라 불리우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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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갓골 주차장에서 열암곡 마애불로 향하는 길엔 소나무길이 이어집니다. 그러다가 대나무길이 나타나는데 거기서 잠시 걸어올라가면 나무사이로 마치 산성처럼 만들어진 축대가 넓게 보입니다. 제 빠른 걸음으로 20분, 천천히 걸으면 30분 정도 소요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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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으로는 비닐하우스처럼 보호막이 설치되어 있고 왼쪽으로는 하얀 석불좌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축대아래에 왼쪽에 있는 열암곡 석불좌상 안내판을 지나 축대를 따라 오른쪽 검은 보호막이 쳐져있는 곳으로 먼저 올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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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대위에 올라서니 보호막에는 현수막이 2장 걸쳐져 있는데 한장에는 마애불(마애여래입상)의 사진이 걸려 있고 또 한장은 관람안내문으로 현재 마애불상을 보호조치중이니 여기 설치된 현수막사진을 관람해달라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현수막 사진보러 비싼 돈들여가며 사람들이 여기까지 올리는 만무할 터... 보호막에는 2개의 구멍이 터있는데 그것도 관람객을 위해서 만들어진게 아니라 관람객이 들여다 보기 위해 터 놓은것입니다.

IMG_9516C 사진촬영모습

차라리 공개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게 해놓으면 좋을 것을 말도 안되는 안내문 붙여놓고 마애불을 찾아 관람하는 사람들을 불법자로 만드는 거 아닌지 모르겟습니다.

보호막 틈새로 사진을 찍을때 보호막 안에 철창이 시야를 가립니다. 안에 모습을 제대로 찍으려면 DSLR보다 철창안으로 들어가는 디카나 핸드폰으로 촬영하는 것이 더 용이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철망을 피해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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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진 보호막안으로 들여다 보면 안쪽에는 철망이 있었습니다. 보호를 위해 철망을 만들어 놓고 그 위에 보호막을 씌웠습니다. 철망때문에 사진찍기는 불편했지만 그나마 철망의 틈이 크게되어 있어 들여다 보는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박소희 연구원이 2007.5.22 발견당시 발과 옷의 끝자락만 보였으나 지금은 주변의 흙을 파내어 마애불의 옆모습이 기우뚱하게 드러나있습니다.

엎어져있는 마애불의 옆얼굴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타원형의 얼굴에 코가 오뚝하고 도톰한 입술을 가진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는 얼굴입니다.

마애불의 옷모양은 새의 몸통인양 옆은 날개처럼 겹겹히 주름모양을 꾸몄는데 옆모습으로는 어떤형태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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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애불 아래쪽에 있는 바위에 물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습기는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마애불을 보호하기 위함인지 모르겟지만 머리쪽으로 지지대가 받혀져 있고 배쪽으로도 지지대 같은 것이 보입니다. 목아래쪽엔 온습도계가 놓여있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애불 전체에 하얀점들이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번호가 적힌 하얀 스티커로 복원작업을 위해 번호를 표시 해 놓은것 같았습니다. 아무튼 불상의 전체 모습을 볼 수는 없으나 옆면의 모습을 보아서도 섬세하게 조각된 작품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IMG_9512P 시계방향 90도로 회전한 사진

알아보기 쉽게 사진을 시계방향으로 90도 돌린 사진입니다. 바닥과 마애불의 코가 5cm간격으로 떨어져 있습니다. 사람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데 마애불의 코는 그대로 있어 이를 프랑스의 신문에서는 5cm의 기적이라 표현했다고 합니다.

발견이후 마애불을 세우느냐 마느냐를 놓고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중장비 동원하면 길을 내는 등 더 훼손우려가 있고 80톤의 무게를 들만한 장비가 없으며 설사 있다하더라도 작업중 파손의 우려가 있어 결국 현상태로 보존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마애불을 보면서 엎어져 있는 돌부처를 현대의 기술로도 일으켜 세우기 힘들다고 하는데 그러면 80톤이나 하는 이 마애불이 어떻게 넘어진건지 아님 어떻게 넘어뜨린건지 불가사이합니다.

IMG_9517 열암곡 석불좌상

열암곡 마애불 옆에는 열암곡 석불좌상이 있습니다. 사실 열암곡 마애불은 여기 석불좌상 덕분에 발견 된 것입니다. 석불좌상을 복원하기 위하여 주변에 흩어져 있는 불상 조각들을 찾는 작업중에 마애불이 발견되었습니다.

IMG_9525 경주 열암곡 석불좌상

열암곡 석불좌상은 여러 조각으로 파손되어 주변에 흩어져 있었으나 2005년 답사하던 한 시민에 의해 불상의 머리가 발견됨에 따라 흩어져 있는 조각을 모아 2007년~2008년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보수 정비하여 팔각의 받침돌등 모자라는 부분은 새로 만들어 세워놓은 것입니다.

불상의 코와 입주변은 마멸이 심한 상태 그대로 입니다. 이 불상은 통일신라시대 조각의 양식과 수법을 따르면서도 옷주름이나 다소 경직된 인상 등은 석굴암 본존불상과는 다른 요소도 지니고 있어 조성 시기는 8세기 후반에서 9세기 전반으로 추정됩니다.

IMG_9528 열암곡 석불좌상 뒷면

석불좌상의 광배 뒷면을 보면 조각이 붙어져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광배(光背)는 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하여 머리나 등 뒤에 광명을 나타내는 것으로 신비함과 위대함을 상징할 때 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IMG_9526 열암곡 석불좌상에서 본 마애불보호막(옛절터)

이 곳이 옛절터임에는 분명하나 옛절터 모습은 아닌 듯 싶습니다. 최근 축대를 쌓은 듯하여 복원이란 미명하에 오히려 자연의 모습을 훼손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주변에 석불이거나 절에 사용되었을 만한 돌들이 널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원래 있던 자리에 있는 모습이 아니라 모아놓은 모습이라 이 역시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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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암곡 석불좌상 아래쪽에는 넓적바위가 있습니다. 예전엔 여기에도 불상이 놓여있었거나 아님 최소 승려들이 좌선이라도 했을 법한 장소로 보입니다.

IMG_9535 열암곡 절터(제3사지)

경주 남산에는 63개 골짜기에 크고 작은 유적이 널려있습니다. 그 중 열암곡은 경주 남산 최남단으로 신라시대 당시에도 한적한 곳으로 절터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곳입니다.

열암곡의 엎어져 있는 마애불과 석불좌상을 보면서 누가 어떤이유로 이처럼 훼손을 하였는지도 궁금하지만 우리의 옛 역사문화를 보존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깨닫게 합니다.

여행 TIP

소재지 : 경북 경주시 내남면 노곡리 산 123
안내 : 054-779-6109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 석불좌상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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